가을은 피부의 적이다. 각질이 올라오면서 건조해지고 주름이 부쩍 는다.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고 습도가 낮아지면서 피부의 유수분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다. 유분이 늘고 수분이 크게 줄어들면 번들거리면서도 건조한 피부가 된다. 이런 피부에 촉촉하게 수분을 보충해 주는 대표적인 성분이 있다. 바로 히알루론산과 콜라겐이다. 히알루론산과 콜라겐을 피부에 공급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먹거나 바르거나 시술받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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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조한 피부에 미스트를 뿌리는 사진(사진=헬스조선DB)
아름다운 피부를 만들려면 먼저 피부의 구조부터 이해하자. 피부는 크게 표피와 진피, 피하지방의 세 층으로 구성된다. 우리 눈에 보이는 피부는 표피다. 두께는 0.1mm 정도로 얇다. 표피는 외부 자극이나 자외선을 일부 차단한다. 표피 아래는 진피로, 진피에는 혈관과 신경, 모낭이 있으며 피부의 탄력을 건강하게 유지한다. 피하지방은 외부의 충격을 완화하고 체온을 유지한다. 이 중 피부의 건강상태를 보여 주는 부분은 진피다. 피부가 깨끗하고 촉촉하게 유지되려면 진피까지 수분이 공급돼야 한다. 진피층에는 피부를 촉촉하고 건강하게 유지시키는 세 가지 성분이 있다. 콜라겐과 엘라스틴, 히알루론산이다. 이들을 자극시키면 피부는 탄력을 찾고 촉촉해진다. 하지만 피부과 시술을 받지 않는 한 진피까지 수분이 들어가기 힘들다. 그렇다면 피부에 수분을 공급한다는 다양한 바르는 화장품, 먹는 화장품, 마스크 팩, 병원 시술 시의 히알루론산과 콜라겐은 어떻게 피부를 촉촉하게 만들어 주는 것일까. 그 둘을 비교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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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1)마시는 히알루론산은 한 달 정도 꾸준히 마셔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사진2) 바르는 히알루론산은 빠른 효과가 나타나지만 대부분 수분이 표피에만 머물 뿐이다. (사진3) 히알루론산을 보충하는 물광주사 시술 모습
[Solution 1 히알루론산]
자기 무게 1000배 수분
당기는 스폰지
히알루론산은 포유동물의 피부나 혈관,관절 등에 많이 있는 다당류 성분으로 말랑한 젤리처럼 생겼다. 자기 무게의300~1000배에 달하는 수분을 끌어당겨서 피부 속 수분을 유지시킨다. 또한 콜라겐에 영양과 수분을 공급해, 콜라겐 분해를 막아 준다.
◇ 먹는 히알루론산
몸속에서 올라오는 피부 속 수분
히알루론산은 색과 냄새가 없고, 점도가 약간 있어서 가공하기 편하다. 시중에는 히알루론산을 활용한 제품이 여럿있다. 먹는 히알루론산 제품도 인기인데, ‘먹는 화장품’이라고 광고하는 제품들이다.
‘먹어서 피부를 촉촉하게 만든다’는 것은 피부에만 중점적으로 수분의 영향을주겠다는 게 아니라, 몸 전체의 수분을 증가시킴으로써 피부까지 촉촉하게 만들겠다는 의도다. 피부를 촉촉하게 하려면 물을 많이 마시라는 것과 같은 원
리다.
먹는 히알루론산은 몸속에서부터 수분이 올라와 피부 진피에 ‘근본적으로’ 수분을 공급해 주지만, 먹는 즉시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다. 피부의 맨 바깥쪽 표피가 떨어져 나가고, 수분이 가득한 진피층부터 다시 피부가 재생돼 올라오기까지 약 28일이 걸리는데, 이 주기를 기다려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먹는 히알루론산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피부수분 공급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효능을 인정받은 건강기능식품이다. 가격은 비싼 편이다. 히알루론산 제품은 1만원에서 6만원대인데, 보통 1~2개월을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권장하는 하루섭량은 120~240mg이므로 120mg 이상 들어 있는 제품을 선택하자
◇ 바르는 히알루론산
즉각적인 효과 보이지만, 표피에만 수분 충전
히알루론산 화장품을 바르면 피부가 곧바로 촉촉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히알루론산 팩을 하거나 크림을 듬뿍 바르고 잔 다음 날이면 이내 피부에 물이 차오르는 것같이 느껴진다. 그래서 ‘물광크림’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하지만 피부 진피까지 히알루론산이 침투한 것은 아니고, 표피에만 수분을 머금고 있을 뿐이다. 히알루론산 입자의 크기가 진피 세포보다 크기 때문에 히알루론산이 진피까지 침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화장품 업계에서 이러한 성분이 표피를 무사히 뚫고 들어가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2000년 이후 급속히 발전한 ‘나노기술’인데, 입자를 나노밀리(10억분의 1) 단위로 쪼개 아주 작게 만드는 기술이다. 히알루론산 화장품의 가격이 1만원에서 10만원 이상까지 큰 차이가 나는 이유다.
그러나 히알루론산이 나노 기술의 힘을 빌려서 피부 진피까지 얼마나 흡수되는지에 대한 표준적이고 정확한 데이터는 없다. 게다가 지나치게 작게 쪼갠나노 입자의 경우 진피는 물론 혈관까지 침투할 수 있는데, 이것이 사람 건강에 어떤 악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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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캡슐형 히알루론산은 가장 대중화된 먹는 히알루론산이다. 한 제품당 보통 1달치의 캡슐이 담겨있는데, 가격은 1~6만원에 달할 정도로 비싼 편이다.
◇ 히알루론산 시술
진피까지 도달, 진피층 전용 효과 좋아
피부과에서도 히알루론산을 보충할 수 있다. 최근 피부를 탱탱하게 하기 위해각광받는 ‘물광주사’가 주인공이다. 물광주사는 히알루론산을 이용한 대표적인 피부과 관리다. 먹는 히알루론산이나 피부에 바르는 히알루론산이 진피에 도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단점이 있는 반면, 피부과 시술은 의료장비를 사용해 히알루론산을 진피층까지 직접 주입할 수 있다. 한 번 주사로 1~2개월간 효과가 유지된다. 전문가들은 효과를 높이기 위해 2~3주 간격으로 3회 시술받을 것을 권장한다. 1회에 20만원 정도다.
일반 히알루론산을 주입할 수도 있지만, 진피층 전용 히알루론산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일반 히알루론산에 비해 입자가 큰 ‘교차결합’이라는 형태로 이뤄져 있어 효과가 5~6개월 정도로 더 오래 간다. 병원에 따라 1회에 30만~50만원 선이다.
"문제는 피부를 촉촉하게 만드는 성분들이 피부 진피까지 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 논란이 많다."
[MORE TIP]
ㆍ마스크팩이 바르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마스크팩에는 히알루론산이나 글리세린 등 공기 중의 수분을 끌어당기는 성분이나, 각종 식물성 오일이 함유돼 있다. 흔히 마스크팩이 바르는 화장품보다 피부에 더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지만 큰 차이는 없다. 다만, 마스크팩은 바르는 화장품에 비해 ‘밀폐 효과’가 있어 피부의 수분이 공기 중으로 날아가는 것을 차단해 얼굴이 더 촉촉해지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마스크팩을 오래 방치해 마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마스크팩의 효과를 보려면 15~20분만 단기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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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1) 시판되는 먹는 콜라겐 식품은 저분자 콜라겐이라 흡수가 잘 된다. (사진2) 많은 전문가들은 바르는 화장품에서 콜라겐 효과를 기대하지 말라고 한다. 분가 크기가 커 진피층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사진3) 스컬트라는 폴리엘락틱에시드라는 콜라겐 생성 촉진제를 진피와 피하지방층에 직접 주사하는 시술이다.
[Solution 2 콜라겐]
수분·탄력 유지해 주름 예방
피부 결합 조직의 주성분인 콜라겐은 단백질의 일종이다. 피부 외에 연골이나 머리카락, 장기에도 분포돼 있다. 콜라겐은 가로무늬 구조의 고체다. 끓이면 녹아서 젤리 형태로 변하며, 이 성질때문에 응고제로도 쓰인다. 콜라겐 역시 히알루론산처럼 피부 구성 성분의 하나인데, 피부 탄력을 유지시키는 데 필수다. 콜라겐은 피부 내에서 세포와 세포가 떨어지지 않도록 접착제 역할을 한다. 진피층 단백질의 90% 이상을 구성하는 성분이다.
우리 몸은 콜라겐을 자연적으로 만들어 내지만, 나이가 들면 점차 콜라겐을 만드는 힘이 떨어진다. 20대 후반 이후면 매년 1%씩 감소해 40대가 되면 20대의 절반 수준으로 될 정도다. 피부에 콜라겐이 부족하면 자연스레 탄력이 떨어진다. 세포와 세포의 밀착력이 낮아지니 피부는 점차 늘어나고, 주름도 생기게 된다. 이때 콜라겐을 먹거나, 바르거나, 시술을 통해 생성시키면 콜라겐을 보충할 수 있다.
◇ 먹는 콜라겐
분자가 크면 효과 없다
‘콜라겐 섭취’ 하면 돼지껍데기나 족발, 상어지느러미 등을 떠올리지만, 이는 피부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식품에 자연적으로 들어 있는 콜라겐은 ‘고분자 콜라겐 펩타이드’다. 고분자 콜라겐은 일반적인 단백질보다 분자가 커서 위장에서 쉽게 분해되며, 피부까지 도달하기 힘들다. 일반적으로 90%가량은 그대로 배출된다. 돼지껍데기를 억지로 구워 먹는다고 해서 피부가 먹는 만큼 반짝반짝 빛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하지만 아미노산 3개로만 구성된 ‘저분자 콜라겐 펩타이드’의 경우 소장에서 흡수돼 콜라겐 보충이 가능해진다. 먹는 것으로 효과를 보려면, 저분자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시중에 파는 저분자 콜라겐 제품 가격은 9만원대다. 화장품보다는 비싸고, 병원 시술보다는 싸다. 하지만 매일 먹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병원 시술보다 합리적이지 않은 가격일 수 있다. 체질에 따라 과량 섭취할 경우 소화불량 증세를 호소하기도 한다.
◇ 바르는 콜라겐
“자외선차단제가 더 낫다”
콜라겐 화장품을 사용한다고 해서 콜라겐이 피부에 흡수돼 볼륨이 생긴다는 주장은 다소 무리가 있다. 콜라겐 분자 크기 때문에 바른다고 해도 표피를 뚫고 진피층에 도달할 수는 없다. 침투 과정에서 분자가 쪼개져 아미노산 형태로 진피층에 도달한다고 해도 콜라겐 본연의 성분을 잃은 체 침투되므로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스킨, 로션, 마스크팩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화장품에서 콜라겐 효과를 기대하지 마라”고 조언한다. 콜라겐 화장품이 아예 효과가 없는 건 아니다. 화장품이기 때문에 표피에 수분을 공급하는 효과가 있다. 바르는 히알루론산 화장품 원리와 동일한 셈이다. 화장품으로는 콜라겐을 보충한다는 의미보다, 콜라겐이 분해되는 걸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게 낫다. 자외선은 피부를 손상시켜 콜라겐을 분해시키므로 이를 예방하고 싶다면 자외선차단제부터 꼼꼼히 바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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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히알루론산과 (오른쪽)콜라겐, 비타민 C 중 두 가지 이상의 성분이 함께 들어 있는 제품도 있다. 성분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고르자.
[MORE TIP]
ㆍ비타민C와 콜라겐 사이
콜라겐을 보충하고 싶다면, 비타민C를 챙겨 먹는 것을 잊지 말자. 비타민C는 콜라겐 형성에 필수인 영양소다. 콜라겐의 단백질 섬유는 3개의 폴리펩티드 사슬로 되어 있는데, 이 3개의 사슬이 상호 결합이 되기 위해서는 비타민C가 필요하다. 비타민C가 부족하면 상호 결합이 되지 않아 콜라겐이 정상적으로 형성되지 못해 피부에 주름이 생기고 처지는 속도가 빨라진다. 콜라겐의 분해를 막아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콜라겐이 피부 구조를 결집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피부의 결합력이 약해지면 당연히 주름이늘고 피부가 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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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피부 보습을 위해 많은 제품을 사용한다. 로션이나 크림을 바르기도 하고, 미스트를 뿌릴 수도 있다. 어떤 성분이 어떻게 다른 효과를 보이는지 알아보고, 내게 맞는 것을 고르자.
◇ 콜라겐 시술
체내 콜라겐 생성 이끌어내
콜라겐이 부족해 탄력이 떨어지고 주름이 생기는 피부로 병원을 찾는 사람도 많다. 이들은 보통 레이저 시술을 받는다. 레이저 파장이 진피층에 작용하면 미세한 상처가 생긴다. 피부는 이를 복구하는 시스템을 가동시키는데, 이때 콜라겐이 자연스럽게 생성된다. 일부러 자극을 줘 피부에 콜라겐을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간혹 시술 뒤 얼굴이 붉어지고, 심하면 화상을 입을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주에서 1개월 간격으로 시술하며, 가격은 시술자의 얼굴 상태에 따라 10만원대에서 10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콜라겐 촉진을 합성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스컬트라’라는 주사시술도 있다. 폴리엘락틱에시드(PLLA)라는 콜라겐 생성촉진제를 진피와 피하지방층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이다. 물광주사가 유효성분을 보충해 준다면, ‘스컬트라’는 생성을 유도하는 물질을 넣는다는 점이 다르다. 콜라겐 생성촉진제는 체내에서 서서히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리된다. 한 달 간격으로 세 번 정도 시술받으면 약 3년간 유지된다. 시술비는80만원 이상으로 고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