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항문학회 추천 식이요법 전통적으로 한국인에게 많이 발생하던 위암 폐암 간암은 줄어드는 반면, 대장암은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본보 2일자 6면 참조)
급증하는 대장암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식습관부터 바꿔야 한다.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외과 백승혁 교수는 "평소에 야채를 많이 먹는 등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며 "식이섬유는 발암물질의 생성을 억제하며 변비도 막아 대장점막이 발암물질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줄여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스턴트식품, 패스트푸드, 육류 등의 고지방 음식을 멀리 하는 식습관이 필요하다.
대한대장항문학회와 농협 가족건강365운동본부가 대장암의 달, 9월을 맞아 추천하는 대장암 예방 5색 채소와 과일을 소개한다.
◇레드푸드(붉은색 식품)=제철을 맞은 사과가 으뜸이다. 사과에는 식이섬유의 일종인 펙틴이 함유돼 있다. 식이섬유는 지방분을 흡착시켜 장내 환경을 정비하고 발암물질이 장내에 머무는 시간을 줄이는 작용을 한다.
독일 연구진의 보고에 따르면 특히 사과 속 펙틴은 대장암을 예방하는 장내 지방산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과 주스 속에는 항암물질의 생성을 촉진시키는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강낭콩, 붉은 양배추, 붉은 양파, 팥, 딸기, 수박, 토마토 등도 사과 못지않게 대장건강에 좋은 붉은 색 채소와 과일로 꼽힌다.
◇옐로우푸드(노란색 식품)=고구마, 호박, 귤, 배, 복숭아, 살구, 오렌지, 키위, 파인애플 등이 있다. 역시 식이섬유가 풍부한 게 강점이다. 특히 고구마에는 항암물질 '강글리오사이드'와 항산화 성분인 비타민C,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다.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의 경우 대장암 발병률이 극히 낮다는 사실에 착안, 그들의 식습관을 조사했더니 고구마 섭취량이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고도 있다. 백 교수는 "장 건강을 위해 고구마를 먹으려면 가급적 껍질째 먹어야 소화도 잘 되고 변비 예방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린푸드(초록색 식품)=양배추, 겨자, 근대, 무청,
브로콜리, 상추, 시금치, 케일, 멜론 등이 대표적이다.
대한대장항문학회는 이중
셀레늄과 베타카로틴이 많이 든 양배추를 최우선 대장암 예방 식품으로 추천했다. 장내 발암물질을 제거하고, 면역기능을 높여 암 예방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양배추에는 장내 유해성분을 흡착해 체외로 배출시키는 식이섬유도 풍부하다.
다만 주의할 것은 양배추에 들어있는 항암물질과 비타민 성분들은 열에 약하기 때문에 가급적 날로 먹는 것이 좋다는 사실. 날로 먹기가 힘들 때도 푹 익히지 말고, 살짝 찌거나 데쳐 먹도록 해야 한다.
◇화이트푸드(흰색 식품)=마늘이 대표 식품으로 꼽히고 도라지, 무, 부추, 양파, 콩나물, 배, 백도(흰 복숭아) 등도 장 건강 증진에 유익한 식품으로 권장된다.
이 중 마늘은 장내에 서식하는 유익 균을 늘려 장을 튼튼하게 만드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또 마늘 냄새의 주성분인 알리신은 장의 연동운동을 활발하게 하는 작용 뿐 아니라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반면 면역력을 높이는 작용을 하는 물질이다. 서울성모병원 외과 오승택 교수는 매끼 식사 때마다 한 톨씩 마늘을 꾸준히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단, 마늘은 껍질을 간 뒤에 10분 정도 둬야 효소가 활성화되어 알리신이 많이 생성된다는 것도 알아두자. 생마늘을 그대로 먹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매운 맛과 특유의 냄새 때문에 날로 먹기가 힘든 사람은 장아찌 형태로 먹어도 된다.
◇퍼플푸드(보라색 식품)=보라색 식품에는
안토시아닌 색소가 많다. 이 색소는 항암,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다. 미국의 럿거즈 대학 연구진은 안토시아닌 성분이 많은
블루베리 추출물 '프테로스틸벤'을 쥐들에게 먹이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프테로스틸벤을 먹은 쥐들은 대장암으로 발전하는 전암성 병변이 57%나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