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윤 역학 전문가
.부산출생
.한양대 경제학과 졸업
.<미주세계일보><워싱턴중앙일보>
.<뉴욕중앙일보>에 '김동윤의 역학' 고정칼럼 연재
.도서출판 윤성 대표
.현재 운수 좋은 집 대표
.전화 347-732-9232
.이메일 jaemakim@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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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이름 (良名)
며칠 전에 작명의뢰가 들어왔다. 거절하기 어려운 자리라서 응낙을 하고보니 걱정이 태산이다. 이름 짓기가 힘들어서이다. 작품이 완성될 때까지 다른 일은 손에 잡히지 않는다. 하루 종일 이름만 생각한다. 밥을 먹을 때도 샤워를 할 때도 화장실에서도 심지어는 운전할 동안에도 그 생각만 하는 고로 다른 일에는 집중할 수 없다. 그래서 작명을 꺼렸던 것이다.
게다가 한국 사람들의 성질이 얼마나 급한가. 의뢰를 하고나서 다음날이면 어떻게 됐냐고 재촉을 한다. 공장에서 물건을 찍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제대로 된 이름이 나오려면 어떤 절차와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를 모르는 일반으로서야 그럴 만도 하지만 좋은 이름을 짓기란 참으로 힘이 든다. 예전에 우리 스승께서는 최소한 열흘의 기간을 주지 않으면 작명을 맡지 않으셨다.
동일 혈족을 표상하는 호칭인 성씨(姓氏)는 모계사회에서 태동한 관계로 애초에는 어머니의 성을 따랐으나 부계사회로 바뀜에 따라 아버지의 성을 따르게 되었다. 성명(姓名)에서 성을 앞에 둔 것은 선천성을 말하고 조상을 숭배하는 마음을 나타낸 것이다. 이름(名)은 각각의 사람을 인식하고 판단할 때 차별의 기초가 되는 호칭을 말하며,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의 소망과 기대가 그 속에 담겨 있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이름에 오덕(五德) 즉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을 모두 갖추게 하였으며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으로 여겼다. 따라서 이름을 함부로 못 부르게 하였다. 부모나 스승 또는 임금이 아니면 이름을 부르지 못했으며 이름 석자를 더럽히지 않는 선비정신을 함양하였다.
모름지기 이름을 짓는 기준은 사주(四柱)이다. 즉 생년월일시에 따라 이름을 지어야 원칙이고 사주를 떠나서는 이름이 존재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름이 사주를 손상시켜서는 안 되고 반드시 음양오행으로 보완하여야 한다. 예컨대 사주가 한랭하면 이름에 불을 넣어 덥혀 주어야 하고, 사주가 건조하고 열이 많으면 이름에 물을 넣어서 식혀주어야 한다.
또한 자형(字形)의 음양배합이 이루어져야 한다. 글자 모양에서 음양을 따진다는 말이다. 이름 두 자 중에서 한 글자가 양이면 나머지는 음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두 글자가 모두 음이 되거나 양이 되면 고집태강하고 치우친 성격이 되기 쉽다.
그리고 자획(字劃)의 음양배합을 살펴야 한다. 홀수는 양이 되고 짝수는 음이라고 한다면 한 글자의 획수가 양이면 나머지 글자의 획수는 음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다음에는 음령(音靈)오행 즉 소리에 따른 오행을 살펴야 하고, 획수의 수리에 따른 길흉도 살펴야 한다. 머리가 점점 아파오지만 집안에 따라서는 항렬(行列)을 지켜야 한다고 고집하면 두 손을 들 수밖에 없다. 항렬자가 들어가면 자획과 음령오행에 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장애물 경기를 하듯 여러 관문을 통과하여 이름을 지었는데 집안 친척 중에 같은 이름이 있다고 하면 도로아미타불이다.
이름이 좋다고 해서 꼭 부귀한 팔자가 된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름을 잘못 지으면 사주에 없는 흉살작용이 나타남을 알아야 한다. 부르기 쉽고 듣기에 좋다고 해서 좋은 이름이 되지 않는다. 뜻도 좋고 사주를 보완하는 기운도 있어야 정말 좋은 이름이 될 수 있다. 이름 석자에 중화지도(中和之道)를 이루려는 옛 분들의 고귀한 정성에 고개가 숙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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