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우리집 강아지가 어제 부터 음식을 거의 먹지 못하고, 조금이라도 먹기만 하면 토하곤 하며 기운이 없어 보입니다. 무슨 질병이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정확한 검사를 해봐야 하겠지만 몇가지 의심이 가는 질병 중, 췌장염 (Pancreatitis)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물론 구토의 원인은 굉장히 많기 때문에 구토를 한다고 다 췌장염은 아닙니다. 구토를 지속적으로 하는 것은, 몸무게가 적을수록 아주 위급한 상황이 될 수 있으므로 빨리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야 합니다. 췌장(Pancreas)은 복부 오른쪽의 위와 십이지장 사이에 있으며, 첫째, 음식을 소화하는데 필요한 소화액을 분비하고 둘째, 혈액내의 포도당 농도를 조절하는 인슐린(Insulin)과 같은 호르몬 들을 생산하는 아주 중요한 기관 입니다. 어떤 원인으로 이 췌장이 붓게 되는 것을 췌장염이라고 하는데 갑자기 발병하는 급성 췌장염과, 급성 췌장염에서 만성적으로 진행하는 만성 췌장염으로 나눌 수가 있는데, 급성 췌장염은 첫째, 췌장이 부었으나 그 증상은 심하지 않는 약한 췌장염과 둘째, 붓고 충혈및 출혈이 있는 심한 췌장염의 형태가 있습니다.
췌장염의 원인을 알아내는 것은 한가지 이상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아주 어렵습니다만 첫째, 지방식, 비만, 고지방혈증, 담관질병, 코디코스테로이드와 같은 약물, 톡소플라즈마 같은 전염병, 십이지장 내용물의 췌관내 역류, 췌장에서 나오는 소화관의 막힘, 갑상선 기능항진증, 혈액내 질소성분이나 칼슘성분이 높아 지는 경우, 면역기전의 이상, 외상 등으로 인해 췌장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 입니다. 둘째, 출혈성 췌장염시 췌장의 소화효소에 의한 췌장이 자가소화 되는 경우 입니다. 셋째, 생화학적 영향인 저칼슘혈증, 인슐린 부족으로 인한 고혈당증으로 인해 올 수도 있습니다. 췌장액이 췌장에서 만들어져 소장으로 흘러나가면 소장에서 활성화 되는 것이 정상인데, 췌장염이 있게 되면 미성숙된 췌장액이 활성화되어 췌장안에서 췌장자체가 자가소화되면 췌장액의 일부가 복강으로 흐르게 되어 췌장염 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 췌장의 소화효소에 의해 췌장 주위의 장기에도 영향을 주게 되어, 간염, 담낭염, 소장의 염증, 심근증, 폐수종, 혈액응고 장애 등도 일으키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지방이 많은 음식이나 상한 음식을 섭취한 후에 오는 급성 부종성 췌장염의 증상으로는, 식욕감퇴, 구토, 설사, 복통, 고열,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있으며, 급성 출혈성 췌장염인 경우 췌장이 붓는 경우보다 증상이 더 심합니다. 췌장염의 주증상은 복통인데 가슴아래나 배꼽 주위, 옆구리, 등쪽의 통증으로 나타나며, 통증 발생 후 점점 강도가 높게 지속되며, 심한 경우 구토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특히 췌장은 위장의 바로밑과 십이지장 바로 옆에 있어, 증상이 심한 경우, 통증이 심해 척추를 곧바로 펴지 못하고 구부린 상태에서 호흡을 하게 되며, 안거나 만지면 통증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복통은 다른 여러 질환에서도 보일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찰을 한 후 치료받아야 합니다. 또한 만성 췌장염일 경우, 상복부에 통증이 주일 또는 수주간 지속되기도 하고, 경미한 황달과 함께 체중이 급속히 감소하기도 합니다. 대체로 췌장의 기능이나 구조에 손상을 주지 않고 회복되지만, 담석이 췌장에서 나오는 소화관을 막아 생기는 만성 췌장염증의 경우에는 췌관에 불규칙한 확장과 손상이 영구적으로 발생하여 회복되지 않으며 이로 인해 소화효소의 분비가 안되고 당 조절이 안되어 당뇨병, 만성 칼슘 결핍증, 췌장에 2차적 세균 감염 등 의 합병증이 올 수 있습니다.
급성 췌장염은 중요한 치료 방법은 동물병원에 입원이 필수사항이며, 3-5일간 절대 금식을 시켜 췌장을쉬게 해야하며, 물은 1-2일동안 구토를 하지 않는다면 소량 급여 합니다. 통증이 심하므로 우선 진통제로 통증을 억제시키는 치료와 함께 정맥주사를 통해 충분한 수액과 전해질의 공급으로 체액의 손실을 보충 합니다. 금식을 시켜 췌장의 소화효소 분비를 억제해야 하며, 췌장염이 심한 경우, 가스트린과 같은 췌장의 효소 분비를 자극하는 호르몬이 생성되지 않도록, 위장 내에 관을 설치하여 십이지장으로 음식물을 넘어가게 하는 것을 방지 해야 합니다. 아울러 췌액분비 억제제, 췌장효소 억압제, 위산분비 억제제, 광범위 항생제 등을 투여합니다.
증상이나 상태가 호전되면 식이요법을 실시 합니다. 위에 부담을 적게 하기 위해, 초기에는 Science Diet의 w/d와 같은 저지방, 저단백질의 부드러운 음식을 아주 조금 급여하고, 점차 양을 조금씩 늘려가는데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는 당분간 평소 먹던 양보다 훨씬 적은 양을 먹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금식과 정맥주사만으로 빠른 회복이 안되는 경우, 혈액제제인 Fresh Frozen Plasma를 정맥주사해 주고, Anzemet와 같은 약으로 구토를 막아주고 Famotidine과 같은 위산억제제 투여와 췌장 인근 장기의 염증의 경우에 염증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설사나 구토는 체중이 가벼운 동물일수록 수분과 전해질 손실로 인해 치명적일 수 있어 가급적 빨리 수분과 전해질을 공급해줘야 하지만, 구토를 하루에 여러번씩 하루 이상 하는 경우에는, 설사보다 더 심각한 질병일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한 빨리 진료를 받게 해야합니다.
Dr. 김기택(Paul K. Kim)
프로필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졸업
한국수의사 면허
미국 동물의학센터(Animal Medical Center, NY-Postgraduate Course)수료
미국 미주리 대학교 수의과대학 졸업(ECVFG)
미국 수의사 면허
현 미국수의사 협회 정회원
현 미국 뉴저지 소재 릿지필드팍 동물병원 원장
현 미국 뉴욕 뉴저지 한인 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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