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학자금보조
경기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대학에 진학할 자녀들이 있는 부모님들에게 학자금보조를 받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소문이 점점 우세하고 있는 판국이어서 많은 학부모님들의 마음에 걱정과 염려를 낳고 있는 듯하다. 뚜렷한 근거도 없이 모든 경기가 침체되었으니 학자금보조가 적어지는 것도 당연한 것이 아니냐라는 생각으로 이러한 소문을 사실로 받아드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과연 이것이 정말일까?
지금 대학에 다니고 있는 주변의 학생들 중에 학자금보조가 이유없이 적어졌다거나 당연히 받아야 할 보조를 거절당한 사례가 있는지 한번 돌아보면 확실히 알 수 있는 일이다. 필자가 알기로는 전혀 그러한 일이 발생하고 있지 않다. 매년 수백명의 학생들의 학자금보조를 도와주고 있지만 아직 그러한 사례를 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그 반대로 학자금보조가 더 많아지고 있는 사례는 많이 보고 있다. 필자가 일을 잘해서 그런것은 절대로 아니다. 한인들이 교육열이 높아서 아무리 부모가 가난해도 자식 대학교육은 시키듯이 미국도 ‘교육’은 아주 특별히 신경을 써서 정책을 펼쳐가고 있다. 일전에 소개하였듯이 2년전부터 불기 시작한 명문사립대학들의 중산층구제정책은 경기침체와 전혀 상관없이 올 9월에 진학하는 학생들에게도 적용시키고 있으며 이 구제정책을 채택하는 대학들도 오히려 점점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연방정부에서 지급하는 무상보조금인 펠그랜트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매년 최대수혜액이 증가하고 있기는 하였지만 올해에는 5,350불로 작년도 금액 4,731불 보다 무려 13%인 619불이 증가하였다. 의회에서 상정되어 온 법안을 지난 2월 17일 오바마 대통령이 결제를 하여 올 9월 입학생부터 혜택을 받게 된 것이다. 무상보조금 뿐만 아니라 학생융자도 아무 문제가 없도록 정부가 단단히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데 왜 정부가 돈이 없어서 무상보조금이 줄어들고 학생융자를 받기도 어려워진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을까?
학자금보조는 무조건 아무에게나 주는 것이 아니다. 학생과 부모의 수입과 자산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그 가정에서 자녀의 학비로 부담할 수 있는 금액을 산출한 뒤 그 금액과 학비를 비교하여 모자란 금액을 보조해 주는 것이 학자금보조이다. 따라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가정은 많이 받고 부유한 가정은 조금 받게 되는 것이며 어느 가정이나 액수는 차이가 나지만 가정부담액(EFC)을 내야 한다. 필자의 견해로는 경기침체로 학자금보조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가정부담액(EFC)을 이전에는 별 문제없이 부담을 했었으나 경기침체가 장기화해 감에 따라 같은 금액인데도 이것이 모든 가정에게 크게 부담이 되기 시작한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대학 재학생들이 학비가 부담이 되어 학교를 휴학하고 일을 해서 학비를 벌어 다시 학교로 돌아간다는 기사가 현재의 경기침체를 반영하듯 가끔 심심치 않게 나고 있는데 이것은 말이 않된다. 이것은 학자금보조가 없는 나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학생이 일을 하여 돈을 벌면 그만큼 학자금보조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학자금보조를 마다하고 대신 내가 일을 해서 학비를 부담하겠다는 것은 대학당국이나 정부에게는 아주 갸륵한 미담이 아닐 수 없겠지만 이것은 학자금보조에 대한 상식의 부족으로 인해 초래되는 결과이다.
경기침체로 인하여 거의 모든 가정의 수입 또는 자산이 줄어들었으나 이로 인해 오히려 가정부담액도 낮추어져서 실제적으로는 더 많은 학자금보조를 받게 되어가고 있다. 이럴 때일 수록 대학진학을 앞둔 자녀들을 둔 부모님들은 더 많은 학자금보조를 받을 수 있도록 미리미리 준비를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학자금보조는 제대로 신청서를 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입과 자산등을 조정하여 가정부담액을 낮추는 사정작업이 우선되어야 한다. 학자금보조를 신청하는 것을 단순히 FAFSA또는 CSS Profile 등을 작성해서 제출하는 절차로만 생각하면 안된다. 학자금 저축이나 투자를 할 때, 사업체를 시작할 때, 집을 구매할 때 등 가정부담액 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미리 학자금 재정전문가와 상의를 하여 준비해 나가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
잘못된 정보에 의해 더욱 혼란을 겪는 학부모님들이 없기를 간절히 바래고, 무엇보다도 이 어려운 시기를 우리 모두가 지혜롭게 잘 견디어 갈 수 있기를 바랜다.
노준건 학자금재정전문가
'교육과미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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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미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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