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6개월 동안 안 피우면 내가 100달러 줄게
- 이거 계약 성립 한 건가요?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 계획을 세우고 계실 것입니다. 가장 흔하게 세우는 계획들 중에 하나가 금연이 아닐까 싶습니다. 얼마 전 저희 로펌 직원들과 새해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애연가인 한 직원은 작년에 담배를 6개월 동안 안 피우는 것에 성공을 하면 부모님이 100달러를 상금으로 주기로 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는데 그래도 힘들더라며 금연의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법을 다루는 사람들의 대화다 보니 이 내용은 자연스럽게 과연 그 직원이 금연에 성공했다면 그 부모님과 직원 사이에 계약이 성립 되었는가, 그래서 부모님은 직원이 6개월동안 담배를 피지 않을 시 상금 100달러를 지불할 법적 의무가 있는가, 만약 지불에 실패한다면 그 직원은 부모님을 상대로 의무 이행을 위한 고소가 이론적으로 가능한가가에 대한 법적 토론으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새해 첫 컬럼으로 조금 가볍고 재미있지만 계약의 기본을 살펴볼 수 있는 이 주제로 컬럼을 써 보고자 합니다.
계약 (contract)이란 법적으로 강제가 가능한 합의 (legally enforceable agreement)로 정의 됩니다. 계약은 반드시 서류로 작성될 필요는 없습니다. 구두로 한 합의 또한 계약으로서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계약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제안 (offer), 수락 (acceptance), 그리고 대가 (consideration)의 3가지 요소가 필요합니다. 제안(offer)은 불분명하거나 너무 포괄적인 언어로 이루어져서는 안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주인이 친구에게 “적절한 가격을 쳐 주면 내 차를 팔지”라고 한다면 이는 “적절한”이라는 말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계약을 목적으로 한 제안이 될 수 없고 친구가 수락하더라도 법적 효력은 전혀 갖지 못합니다. 하지만, 저희 직원의 부모님은 “담배를 6개월 동안 안 피우면 100달러를 줄게”라는 제안을 하였습니다. 제안은 “6개월”, “100달러”라는 표현을 씀으로서 법적 효력을 지닐 정도로 명확합니다. 부모님이 구두로 말했다는 것은 계약을 위한 제안이 되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직원은 해당 제안에 대해 한 번 해 보겠다고 말함으로서 수락했습니다. 만약 직원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 날부터 담배를 피지 않았다고 해도 법은 수락한 것으로 판단합니다. 왜냐하면 수락은 말, 글 혹은 행동으로도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직원과 직원 부모님 간 거래에서 대가 (consideration)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법적 대가는 금전적인 가치만 포함하지 않습니다. 법적 대가는 특정 행동 혹은 권리 포기도 포함합니다. 또한, 담배를 6개월동안 피우지 못하는 것이 100달러의 가치가 있는지 여부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법은 대가가 적절한 금액이었는지는 상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동차를 10달러에 판다고 계약서를 쓰더라도 10달러가 터무니없는 가격이기 때문에 계약은 무효라고 할 수 없고 다른 조건이 다 맞다면 계약은 우선 성립했다고 봅니다. 직원이 담배를 필 수 있는데 그 행동을 하지 않는 것도 대가가 될 수 있으므로 이론상 직원과 부모님 사이에는 유효한 계약이 성립되었습니다. 따라서, 직원이 6개월 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는데 성공했다면 부모님은 100달러를 직원에게 지불할 법적 의무가 있는 것이며 불이행시 법적 조치가 가능합니다. 물론, 부모님이 100달러를 지불하지 않더라도 직원은 자신의 건강을 염려하여 그러한 제안을 하고 덕분에 담배를 끊도록 도와준 부모님께 감사하는 것이 도덕적 행동일 것입니다. 또한, 직원이 부모님을 고소한다고 하더라도 부모님 측 변호사 또한 나름의 변론이 가능한 여지가 있습니다.
위의 분석은 매우 단순화된 분석이므로 읽는 독자들 개개인의 상황에는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계약법은 매우 세세하여 계약서의 말 한 문장이 큰 차이를 가지고 옵니다. 또한, 계약법은 사소해 보이는 법적 지식이 계약 위반시 보상에 큰 차이를 가져오는,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이 맞아 떨어지는 법 영역 중에 하나입니다. 따라서, 계약서를 작성하시거나 계약서에 서명을 하셔야 하는 경우에는 경험 많은 변호사의 검토를 반드시 고려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계약 관련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mail@songlawfirm.com으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다음 컬럼 주제에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송동호 변호사
Dongho Song, Esq.
Dongho Song, Esq. is the managing partner of Song Law Firm. He studied political science at the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Buffalo, from which he graduated with honors. He then went on to receive his Juris Doctor degree from California Western School of Law, focusing on international law, commercial law, and immigration law. Before being admitted to practice, he served as the CEO of the International Trading Group, Inc. He has a tremendous network and significant experience in the area of international business. Given his expertise in international business and commercial issues, combined with experience in immigration and international law, he now manages the New Jersey, New York, and Seoul offices of Song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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