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미비 학생의 대학입학
현재 미국에는 매년 약 65,000명의 서류미비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 대부분은 5년이상 미국에 거주하였으며 어렸을 적 부모를 따라 미국에 와서 합법적인 체류자격이 없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국은 교육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관대하므로 이들이 공립학교(중고등학교)를 다니는 데에는 사실상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있으며, 실제로 1982년 미국 대법원에서도 이러한 학생들이 공립학교에 다니는 것을 허락하는 판시를 하였다. 그러나 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려고 할 때에는 조금 양상이 달라진다. 미국의 대학당국 역시 지금까지는 지원자의 이민신분에 대해 묵인해 오고 있기 때문에 서류미비 학생들이 대학진학을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 반미민정서로 인하여 죠지아주의 몇몇 대학들이 서류미비자의 합격을 취소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주에서는 입학에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비싼 학비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먼저 주립대학을 생각해 보자. 주립대학은 해당 주 거주자의 대학교육을 위해 설립되었기 때문에 거주자는 특별한 학비할인의 혜택을 받는 대신 비거주자는 거주자에 비해 무척 비싼 학비를 내야만 한다. 해당 주의 거주자학비 혜택을 받으려면 주마다 주법이 다르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주들은 대학 입학 전 1년이상 해당 주에 거주한 이들에 한하여 혜택을 주고 있다. 다시 말하면 해당 주에 있는 고등학교를 졸업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부모도 해당 주에 거주하고 있어야 한다. 문제는 서류미비 학생의 경우이다. 이러한 요구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어도 적법한 체류신분이 없는 서류미비 학생에게는 거주자학비 혜택을 주지 않고 있는 주들이 대부분이다. 또한 주립대학은 연방정부와 주정부로부터 보조받는 자금으로만 학자금보조를 해 주고 있기 때문에 서류미비 학생에겐 아무런 학자금보조 혜택이 없다. 하지만 좋은 소식도 있다. 지금까지 2001년 이후 텍사스, 캘리포니아, 유타, 워싱톤, 뉴욕, 네브라스카, 오클라호마, 일리노이스, 캔사스, 뉴멕시코 등 10개 주에서만 서류미비 학생들에게 거주자학비 혜택을 주고 있었는데 최근에 메릴랜드주에서도 이 혜택을 주기로 의회에서 통과가 되었고 현재 콜로라도 주에서도 의회통과를 앞두고 있어 모두 12개 주에서 거주자학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사립대학은 어떠한가? 사립대학의 경우는 거주자나 비거주자나 모두 동일한 학비를 내게 되어 있으며, 학자금보조는 정부에서 주는 것이외에도 학교 자체에서 주는 것이 있으므로 서류미비 학생이라 하더라도 학자금보조를 받을 수가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서류미비 학생들이 비싼 학비에 대한 부담 없이 공부를 할 수 있을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부모님의 환경이 허락된다면 위에 언급한 11 또는 12개 주중 하나로 이사를 가서 거주자학비 혜택을 받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학비가 싼 2년제 커뮤니티대학을 이용하는 것이다. 일단 커뮤니티대학을 졸업한 후 정규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특히 영주권을 1-2 년내에 받을 수 있는 분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방법이다. 커뮤니티대학에서 거주자학비 혜택을 받으며 다니다가 영주권을 받고 나서 정규대학으로 편입하면 정부나 해당주에서 주는 학자금보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사람들과는 달리 한국부모들은 대부분이 자녀가 커뮤니티대학에 가는 것을 무척 창피하게 생각하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자녀의 출신대학은 졸업한 대학이지 입학한 대학이 아니고, 실제로 커뮤니티대학을 졸업한 후 아이비리그의 사립대학으로 진학하는 학생들도 많이 있고, 다 자기 하기 나름인 것이다.
또 사립대학 중에는 서류미비 학생에게도 장학금을 지불하는 학교들이 있으므로, 학생이 공부를 잘하는 경우에는 처음부터 이런 사립대학을 시도해 볼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여러학교를 동시에 지원할 수 있으므로 사립대학, 주립대학, 커뮤니티대학 등을 모두 지원하고 입학허가를 받은 후 4월에 가정형편에 맞추어서 최종적으로 학교를 선택하면 된다.
2003년 7월 31일 Orrin Hatch(R-UT) 상원의원과 8명의 상원의원의 공동 발의로 시작된 드림법안(DREAM Act)이 여러번 의회의 통과가 무산되고 있지만, 연례행사처럼 매년 재상정되고 있다. 언제 통과되어 실현이 될 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반드시 희망을 갖고 혹시라도 자녀들이 체류신분때문에 비관하여 학업에 손을 놓는 일이 없도록 부모님들께서는 자녀들에게 늘 관심을 갖고 격려해 주시기를 바란다.
노준건 학자금재정전문가
‘교육과미래’ 대표
(718) 281-48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