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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돌탑을 받치는 것
길상호
반야사 앞 냇가에 돌탑을 세운다세상 반듯하기만 한 돌은 없어서쌓이면서 탑은 자주 중심을 잃는다모난 부분은 움푹한 부분에 맞추고큰 것과 작은 것 순서를 맞추면서쓰러지지 않게 틀을 잡아보아도돌과 돌 사이 어쩔 수 없는 틈이순간순간 탑신의 불안을 흔든다이제 인연 하나 더 쌓는 일보다사람과 사람 사이 벌어진 틈마다잔돌 괴는 일이 중요함을 안다중심은 사소한 마음들이 받칠 때흔들리지 않는 탑으로 서는 것,버리고만 싶던 내 몸도 살짝저 빈 틈에 끼워 넣고 보면단단한 버팀목이 될 수 있을까층층이 쌓인 돌탑에 멀리풍경소리가 날아와서 앉는다
*********************************그대가 현재 쌓아올리는 인생의 탑은 어떠신가. 이 시를 보라. 온전한 탑 하나가 서기까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 더욱이 제각기 크기가 다른 돌들의 탑 쌓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인 것이다. 무엇보다 서로가 다른 사람과 사람사이의 불안한 틈새에 '잔돌 괴는 일이 중요'하다 한다. 그렇게 '사소한 마음들이 받칠 때' 비로소 튼실한 인간관계의 버팀목으로 하여, 견고한 탑의 중심이 되는 것임을. 이 시가 삶의 한 도를 짚어주며 은은한 풍경소리로 우리의 내면을 가득 채워준다.
길상호 시인은 충남 논산 출생. 200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으로 [오동나무 안에 잠들다] [모르는 척]이 있으며, 현대시동인상, 이육사문학상 신인상, 한국시인협회 젊은시인상, 천상병시상 등을 수상했다.
<신지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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