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한국문화원은 오는 6월 1일부터 6월 28일까지 전이린, 정두희, 김현정, 박재영 등 한국 현대 미술 작가 4인이 참여하는 전시회를 개최합니다. ‘예술의 기록 (Artistic Records)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4명의 한국 미술가들이 예술을 일상 속 경험과 순간들을 기억하며 우리가 쉽게 간과하기 쉬운 그 가치를 기록하고 환기시켜주는 매개체로서 탐구하며 표현한 회화 및 조각 등 작품 약 30여 점이 선보여질 예정입니다. 이들 작가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던지며 반복적 행위, 사실적 묘사, 상징적 표현 등의 다양한 시각적 표현 방식을 이용해 창작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에서 거주하며 각기 다른 문화와 환경을 경험해온 이들의 작품 전시를 통해 ‘기록과 기억’으로서 예술을 바라보는 다채로운 관점과 시각적 기법들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전이린 작가는 시간을 기록하는 매체로서 그림을 그립니다. 이러한 시간의 양과 질에 대한 고찰은 작가 그림 속 반복되는 선, 점, 글, 상징적인 일상 속 이미지를 통해 나타납니다. 인간의 삶은 누구나 예외 없이 시간과 같이 흘러가며 누구나 제한된 시간의 삶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에 대한 사유는 곧 인간에 대한 사유이자 자신의 삶을 고찰할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전 작가는 여자, 엄마, 이민자,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일상 속에 느끼는 순간의 기억, 감정, 욕구 등이 때로는 가녀린 선으로 때로는 붉고 강렬한 점으로 표출되며 자신의 하루하루 삶을 시각적으로 기록합니다.
전이린 작가는 서울대 미대 학사,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 회화과 석사 졸업 후 Vermont Studio Center에서 레지던시를 마쳤습니다. 한국 연세대, 건국대, 성신여대와 미국 아이오와대, 알라바마대 등에서 강의를 맡아왔으며 샌프란시스코 Peninsula Museum of Art, 서울 DMC Gallery, Gallery P1 등을 비롯해 한국과 미국을 활발하게 오가며 다수의 전시에 참여해오고있습니다.
Erin Chon
Tic Tac Toe – Boys, Drawingon Paper, 54 X 72 inch
Erin Chon
Decalcomanie (Triptych), Graphite on Paper, 22x 30 inch, 2018
정두희 작가는 현존하는 조선시대 어진(御眞) 및 초상화 등의 복원 모사본을 제작하면서 전통 회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정 작가는 조선 시대 초상화의 고유 제작 기법을 분석하면서 주변 인물들을 새롭게 바라보며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법을 실제 인물에 도입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 다문화 가족들의 초상화인 ‘플로리다 가계도’를 제작했습니다. 동양의 초상화는 단순히 인물을 그리는 데만 그치지 않고 정신까지도 표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정 작가는 피부, 모발, 눈동자 등에 있어 다양한 색깔과 모양을 지닌 미국 가족의 가계도를 한국 전통 초상화 제작 방식을 응용, 제작함으로써 동. 서양의 조화를 표현하였습니다.
정두희 작가는 서울대 동양학과 학사 및 석사, 박사 취득 후 영남대학교 조교수로 재직하며 미술 보존과 복원 연계 분야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다수의 복원 초상화 제작 및 전시에 참여했으며 한국 국립고궁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일본 국립큐슈박물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습니다.
Doo Hee Chung
FamilyTree Portraits, Pigment on silk, 200×350 cm, 2017
Doo Hee Chung
Mr.& Mrs. Groves,Pigment on silk, 200×150 cm, 2017
김현정 작가는 지난 세대의 철학, 역사 및 예술사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존재론적 질문을 제시하며 인간 개개인이 귀중한 존재임을 상기시키는 작업을 합니다. 진주, 금, 보석 등 귀중함을 상징하는 재료를 주로 사용하며 우리 삶의 중요한 언어들이 지닌 가치를 시각화하고 점자의 코드와 점을 사용, 언어 형식으로 의미를 전달합니다. 김 작가는 최근 장신구들은 실제로 인간에게 착용될 때 그 채워짐이 완성된다고 믿으며 왕관을 비롯한 각종 장신구를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인간의 소중한 가치를 환기시켜주는 상징적인 매개체로서 왕관을 만들며 관람객들이 직접 왕관을 착용해보고 사진을 찍어 기록으로 남기며 자신의 귀중한 가치를 기록하고 기억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김현정 작가는 서울대 조소과 학부 및 석사 졸업 후 몬클레어 대학원에서 스튜디오 아트 석사를 마쳤습니다. Newark Museum, Belski Museum 등의 미술관들과 AIR Gallery, PPOW Gallery, George Segal Gallery 등 다수의 갤러리 전시에 참여했습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컨템퍼러리, 아시아컨템퍼러리홍콩, 아트 엑스포 뉴욕 등의 아트 페어에 참여하며 국제 무대로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Hyun Jung Kim
<Blind in Art-Decorated Mother and Decorated Father> These are crowns for mother and Father. The mother’s crown has the words“Love, Patience, Trust, Sacrifice, Grace, Wisdom, Care, Diligence” in Brailleon the crown. The father’s crown has the words “Love, Dignity, Faith,Confidence” in Braille on the crown, Brass, Silver, Gems, Life Size, 2014-2016
Hyun Jung Kim
I have a dream, Canvas, Pearls, Gold leaf, Silk strings, 150x31x1.5inch, 2016
박재영 작가의 작품에서 보이는 ‘올’(실이나 줄의 가닥)은 암묵적 기억을 담아내는 상징적인 형식으로 사용되며, 이러한 올(암묵적 기억)은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그려집니다. 올의 형태는 윤곽을 나타내거나 색으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선과 선의 결합으로 이루어지고 중첩돼 매듭 구조를 취합니다. 이러한 세세한 이미지들은 내면적 감성을 유발하며 작품 속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고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박 작가에게 매일 조금씩 올을 그려가는 과정은 일종의 수련과도 같으며 올들의 조합이 풀어지고 매듭지어지며 엉키고 감싸주기도 하는 이러한 형태는 우리 삶 속의 사회 모습과 흡사하다고 여겨집니다. 한 올 한 올 반복적인 선으로 엮여지고 매듭지어지는 과정을 거쳐 표현된 이미지는 사회 구조 속 개개인의 일상에 대한 세세한 기록과도 같습니다.
박재영 작가는 중앙대 서양학과 학부와 석사 졸업 후 대한민국 미술대전, 소사벌 미술대전 등에서 입상하였습니다. 한가람 미술관, 세종문화회관, 인사아트센터, 예술의 전당 등 다수의 전시에 참여해 왔으며 최근 Affordable Art Fair Milan, DOORS 아트 페어 등 다양한 아트 페어에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Jae Young Park
Woolscape -look back, oil on canvas, 46 X 65㎝+2(diptych), 2013
Jae Young Park
Woolscape-wrapa white cup, oil on canvas, 65X50cm, 2018
전시 개막 행사는 6월 1일(금) 오후 6시 워싱턴 한국문화원에서 열리며 참가는 무료이나 워싱턴 한국문화원 홈페이지 www.koreaculturedc.org 를 통해 사전 예약해야 합니다. 전시장 운영 시간은 월~금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입니다. (점심시간 낮 12시- 오후1시 30분 제외)